오래된 손거울 – 세월을 비추는 창

서랍 깊숙한 곳에서 발견한 오래된 손거울. 뒷면의 무늬는 희미해지고 테두리는 벗겨졌지만, 그 거울은 여전히 얼굴을 또렷하게 비춰냅니다. 하지만 그 속에서 보이는 건 단순히 지금의 얼굴이 아니라, 세월과 함께 쌓인 기억의 그림자였습니다.

손거울 속에 담긴 순간들

어린 시절, 어머니는 늘 이 손거울로 머리를 빗으셨습니다. 화장대 앞에 앉아 조용히 거울을 들여다보던 모습, 작은 거울 속에 비친 어머니의 미소는 아직도 선명합니다. 그래서 이 거울을 볼 때면 어머니의 시간이 함께 떠오릅니다.

학창 시절, 이 손거울은 제 가방 속 단골 손님이었습니다. 수업 전 교실에서, 친구들과 웃던 순간에도, 혹은 약속 전 긴장된 마음으로 내 모습을 확인할 때도. 손거울은 늘 내 청춘의 얼굴을 담아주었습니다.

지금은 거울을 들여다볼 때마다 조금은 낯선 얼굴이 비칩니다. 예전보다 깊어진 눈가, 변해버린 표정, 그러나 그 속에는 세월을 견뎌온 나가 있었습니다. 손거울은 변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, 사실은 늘 변화를 비추고 기록하는 창이었습니다.

오래된 손거울은 단순히 얼굴을 비추는 물건이 아닙니다. 그 속에는 어머니의 모습, 청춘의 설렘, 그리고 지금의 내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. 손거울은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창이자, 나의 삶을 조용히 기록해온 시간의 동반자였습니다.

이 글은 「나를 닮은 물건들」 시리즈의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입니다. 지난 글에서는 낡은 열쇠고리 – 잃어버린 길의 흔적, 작은 거울 – 비친 나의 얼굴, 낡은 일기장 – 마음의 기록을 다뤘습니다. 오늘은 오래된 손거울에 담긴 세월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.

💬 당신의 집에도 오래된 손거울이 있나요?
그 거울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, 당신의 세월과 추억을 담은 작은 창일지도 모릅니다. 댓글로 당신의 손거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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